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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계성 vs. 추상화 - 그리고 논문 작성
    Life/Book 2010. 1. 17. 08:05
    생각의 지도를 읽으며 논문을 작성하면서 느꼈던 점을 또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동양적 사고 방식(frame)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을 파악할 때 전체를 보며, 그 상황에서의 각 객체간의 관계성에 주목하는 성질이 있다. 이것은 전체 맥락을 파악하는데는 유익하나 그 상황을 통해 모델을 정립하는데는 적절하지 않다. 그래서 논문을 쓸 때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종합적 사고는 논문보다는 조사(survey)에 적절한 것 같다. 
    반면 서양적 사고 방식은 사실을 파악할 때 대부분을 생략하고 몇 가지만 남기는 추상화(abstraction) 경향이 있기 때문에 모델(model)을 정립하기에 적당하다. 모델이 정립되고 나면 나머지 논문을 쓰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어진다. 서양적 사고 방식이 연구자로서는 더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 대학원 생활에서 가장 오래 걸렸던 것이 저자가 밝힌 것과 같은 서양적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에게는 너무나 일반적인 다음과 같는 구조이다. 

    연구 배경
    문제 제기
    가설 기술
    검증 방법 기술
    증거 제시
    증거에 대한 논리적 해석
    가능한 반대 주장에 대한 재반박
    결론과 제언

    너무나 당연한데 이런 논리적 구조가 동양적 사고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리고 동양적 사고의 특성상 형식(formalism)과 내용(content)을 분리하지 않기 때문에 추상화가 더 어려워진다. 문맥(context)를 파악할 때는 형식과 내용을 같이 보아야 하지만, 연구를 할 때는 형식만 떼어서 단순화시켜 생각하는 편이 적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공하면서 열심히 공부 했지만 골치 아프게 했던 것들이 논리학(logic), 대수학(algebra)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모델 검증(model checking)이나 추상 해석(abstract interpretation)이었다. First-order logic이 전산학의 근간이지만 이것을 이해하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던 것 같다. 사실 아직도 modal logic만 봐도 머리가 아프다. 이런 것을 보면서 내가 머리가 정말 나쁜가 생각해 보지만 이것이 동양적 사고에 젖어 있는 것을 깨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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